길 잃은 똥개만도 못한 쌍용차 노동자

세.상.을 말한다. 2009/07/27 09:00



길거리에서 떡볶이를 먹다가 우연히 한 강아지를 발견했습니다.
(위의 녀석보다는 조금 못 생기고 더러웠습니다.)
집을 나온지 며칠 되었는지 흰색 털은 조금 엉겨붙어 있었고,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피하더군요.

떡볶이를 파는 주인아저씨는 그 강아지에게 순대 간을 조금 던져주셨습니다.
강아지, 허겁지겁 먹더니 조금 더 달라는 듯 간절한 눈빛을 보이니까
주인아저씨는 미소를 보이시더니 조금 더 큰 덩어리를 던져 주십니다.

주변에서 함께 떡볶이를 먹던 이들은 그 강아지에게 주인이 없다는 사실에 함께 안타까워 했습니다.
목줄 자국이 있는 것 같아 살펴보려 했지만, 연락처가 적혀 있어야 할 목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어디 동물병원에라도 연락을 취해야 할텐데..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예. 사람이라면 그렇습니다.
그런 인정이 있는 것이 사람입니다.
길 잃은 개 한마리라도 안타까워 하고, 혹시 목숨을 잃을까 대로변으로는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금 평택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길 잃은 똥개 한마리에게도 보이는 사람의 당연한 인정이 있을진데...
물을 끊고, 전기를 끊고, 식품은 물론 약품의 반입도 통제한다니... 그게 사람에게 할 일입니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입니까?

전쟁에서도 의료진을 구하는 적군에게는 우선 의료행위를 해줍니다.
그런데. 경찰과의 대치 중 부상당한 노동자에게는 의료진보다는 연행이 먼저입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행위인 전쟁에서조차 벌어지지 않는 일이,
민주공화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OECD 가입국인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2009년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20만명을 살려야 하니 800명이 죽어라. 참으로 효율적인 계산입니다. 하지만 정말 비인간적입니다.
자본의 논리에서는 800명이 한 가정의 가장이 아니라 그저 한달에 얼마의 임금일 뿐입니다.
자본가가 저지른 일들을 노동자와 그의 가정에 책임지우는 자본의 논리라니.
사람이 할 짓은 못 되는 것 같습니다.

공장 위로는 스티로폼은 순식간에 녹여버릴 수 있지만 인체에는 무해한.
노동자들에게는 그냥 뿌려져도 괜찮지만, 시연하는 이는 방독면과 장갑으로 무장해야 하는 최루액이 매일, 매시간, 매분 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씻어낼 물은 나오지 않고. 그 때문에 생긴 피부병을 치료할 의료진은 커녕 약품조차 없는 곳.
2009년 7월 현재, 대한민국 평택은 전쟁터 보다 더한 지옥입니다.

제대로 된 국가, 정부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국민의 보호'입니다.
쌍용차 노동자들 또한 그들이 쌍용차 해고 노동자 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그러니 정부는 우선 그들을 살려야 합니다.

시너와 도료, 유류 등 불나기에는 아주 적당한 그곳에 화재나 질식사를 일으킬 수 있는 최루액을 쏟아부으면서
소화전은 끊어버리는 행위를 하는 정부와 경찰은 노동자들에게 오직 두가지의 선택권을 줄 뿐입니다.
나와서 죽거나, 안에서 죽거나...

정부와 경찰은 우선 모든 것을 멈추고 그들을 살려내십쇼.
그리고 대화하십쇼.
더 이상, 누구도 죽어선 안됩니다.
이미 너무 많이 잃었습니다.
이미 너무 많이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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